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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회사 당기순이익이 작년에 비해 80%나 증가했어요!” 많은 투자자들이 당기순이익만 보고 기업의 실적을 판단한다. 하지만 이 숫자는 생각보다 많은 함정을 품고 있다. 영업이익은 줄었는데도 당기순이익은 늘어나는 경우, 현금은 줄고 있지만 이익은 늘어나는 경우. 당기순이익의 허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그리고 투자자는 어떻게 숫자에 속지 않고 진짜 기업 가치를 판단해야 하는가?

    1. 당기순이익은 무엇을 의미할까?

    당기순이익(Net Income)이란 기업이 일정 기간 동안 최종적으로 얻은 이익을 뜻한다. 즉, 매출에서 비용과 세금, 이자, 감가상각 등을 모두 제외한 ‘최종 이익’이다.

    계산 구조는 다음과 같다:

    • 매출
    • → 매출원가
    • → 판관비
    • → 감가상각
    • → 영업이익
    • → 이자비용 및 기타손익
    • → 세금
    • = 당기순이익

    즉, 영업활동 이외의 모든 재무적 요소까지 반영된 이익이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많은 투자자나 애널리스트는 당기순이익을 기업의 최종 실적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 숫자가 조작되거나, 왜곡될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2. 왜 당기순이익은 착시를 줄까?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에서 이자수익, 지분법 평가이익, 외환차익 등 비영업적 항목들이 더해져서 계산된다. 즉, ‘본업’과 관계없는 부분에서 이익이 발생해도 당기순이익은 늘어난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본업에서는 적자를 냈지만, 보유 중이던 부동산을 팔아 500억 원을 벌었다고 가정하자.

    • 영업이익: -20억
    • 부동산 매각이익: +500억
    • 당기순이익: +480억

    이렇게 되면 보고서 상에는 ‘480억 흑자’라고 나오지만, 실제 사업은 적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이런 구조에서 당기순이익만 본 투자자는 ‘이 회사 실적 좋네?’ 하고 투자하게 되고, 향후 부동산 매각이 끝난 후에는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걸 보게 된다.

    3. 실제 사례 ①: 일회성 이익으로 순이익 부풀리기

    과거 A사는 매년 당기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 이익의 상당수가 자회사 주식 매각, 유형자산 처분, 환율 차익 등 일회성 이익에서 발생한 것이었다.

    정작 영업이익은 3년 연속 하락하고 있었고, 매출 성장도 정체 상태였다. 이 회사에 투자한 많은 투자자들이 ‘꾸준히 흑자니까 괜찮겠지’라고 믿었지만, 이듬해 일회성 이익이 사라지자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주가는 반 토막이 났다.

    교훈: 당기순이익이 증가했다고 무조건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 항상 그 증가가 본업에 기반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4. 실제 사례 ②: 회계 변경으로 이익 왜곡

    당기순이익은 회계 기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같은 실적이라도 회계 처리 방식에 따라 당기순이익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기업이 자산을 감가상각하는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변경하면 연간 비용 처리가 줄어들기 때문에 순이익은 증가하게 된다.

    이 경우, 실제 현금이 늘어난 것도 아니고, 매출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단지 회계상 ‘장부에 반영되는 숫자’만 바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고서에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증가’라고 발표된다. 이처럼 회계 기준 변경은 당기순이익에 착시를 줄 수 있다.

    5. 현금흐름표로 이익의 진실을 확인하라

    당기순이익이 늘어났다고 해도 실제 기업의 ‘현금’이 늘어난 게 아니라면 그 숫자는 위험한 착시일 수 있다. 그래서 반드시 함께 봐야 할 재무제표가 바로 현금흐름표다.

    현금흐름표의 핵심:

    •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인가? → 본업으로 현금을 벌고 있는가?
    •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어떤가? → 장기적 성장을 위한 자산 투자가 적절한가?
    •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왜 움직이는가? → 차입이나 배당 등 외부 자금 흐름이 문제없는가?

    만약 당기순이익이 늘었는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라면, 이익은 숫자일 뿐 실제 기업의 ‘건강’은 나쁠 수 있다.

    6. 투자자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

    다음과 같은 지표를 함께 확인하면 당기순이익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 순이익 해석 체크리스트

    1.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같이 증가하고 있는가?
    2. 순이익 증가의 이유가 일회성인가, 반복 가능한가?
    3. 회계 처리 방식 변경은 없었는가?
    4. 영업현금흐름은 순이익과 비슷하게 움직이는가?
    5. ROE(자기자본이익률)는 유지되고 있는가?

    이 지표들은 숫자에 담긴 맥락과 흐름을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

    7. 결론 – 숫자는 맥락이다

    당기순이익은 투자 판단에서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수치지만, 그 자체만으로 기업의 진짜 실력을 말하지는 않는다.

    그 숫자가 만들어진 맥락, 숨어 있는 회계 처리 방식, 본업의 지속 가능성 등을 함께 봐야 비로소 ‘진짜’ 실적을 읽을 수 있다.

    회계 공부는 복잡해 보이지만 이런 왜곡된 숫자를 걸러낼 줄 아는 눈을 키우는 일이다. 당기순이익은 출발점일 뿐, 투자의 끝이 되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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